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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1일 발생한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는 29명의 무고한 생명을 앗아가며 또 한번 대한민국내 안전 불감증에 대해 큰 이슈를 불러왔는데요. 이번에는 쿠팡 덕평 물류센터의 안일한 화재 대처 및 대피 대응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1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불이 나도 대피하지 못하는 쿠O(=쿠팡) 덕평 물류센터" 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습니다. 작성자 A씨는 설 연휴 기간인 17일, 쿠팡 덕평 물류센터에서 1일(하루) 단기 알바를 하게 되면서 겪은 일을 올렸는데요.



A씨는 당일, 3층 입고쪽에서 일을 시작하였는데 5시가 다 된 오후에 갑자기 심한 연기가 작업 현장으로 들어오기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처음엔 무슨일일까 궁금해하며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았는데 연기는 멈추지 않고 오히려 더 심하게 들어오기 시작하였습니다.



별도의 안내방송이나 쿠팡 직원들의 설명도 없는 상황에서 불안해진 A씨와 작업자들은 모두 작업을 중단하고 바깥으로 대피를 하였습니다. 알고보니 3층 앞쪽에서 담배불로 인해 화재가 발생, 그 연기가 작업장까지 들어온 것이었습니다.



위험이 감지되어 전부 대피해 있는 작업자들을 목격한 쿠팡 현장 관리 직원은 오히려 근무 시간에 자리를 이탈하면 어떻하냐며 화를 내며 빨리 현장으로 돌아가 작업을 계속하라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하였습니다.



작업 현장의 연기는 아직 빠지지 않아 현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고 이때까지도 별다른 안내방송이나 상황설명은 전혀 없었다고 합니다. A씨는 화재 위험이 완전히 제거되었는지 확인도 안 된 상황에서 현장 복귀는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되어 작업 현장이 아닌 지하 1층 사무실이 있는 곳으로 일단 이동 하였습니다.



A씨는 이동중에 관리자들이 소화기를 들고 불을 끄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화재 진압이 완벽하게 다 되지도 않았고 현장의 연기도 빠지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작업자들에게 현장 복귀를 지시한 것이었습니다.



A씨는 이러한 관리자들의 안일한 대응에 대해 사무실 담당자들에게 전달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현장의 안전을 책임져야할 담당자들은 오히려 너무나 평온하게 마치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A씨에게 조퇴를 권고하였다고 합니다.




A씨는 화재 발생과 이에 대한 쿠팡 직원들의 안일한 대처에 대해 이야기를 한 것인데 이것을 마치 개인 사정으로 조퇴하는 것으로 치부하는 사무실 직원들의 대응에 어이가 없었다고 합니다. A씨는 연기가 가득한 현장에서 어떻게 일을 계속 하느냐, 이렇게 불안전한 곳에서 어떻게 일을 할 수 있겠냐고 물었지만 그것은 A씨 개인의 선택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합니다.



A씨는 화가나고 답답한 마음에 당일 발생한 일을 외부에 알리겠다고 이야기 하였지만 관리자들은 그때까지도 매우 귀찮은듯이 알리고 싶으면 알리시라고 대답하였다면서 자신이 글을 쓰게 된 상황을 설명하였습니다.



A씨는 다행히 당일 화재는 큰 불은 아니어서 진압이 되었지만 물류센터 특성상 종이 박스가 많고 바람도 자주 불어 자칫하면 대형 화재로 번질 위험성이 아주 많은 곳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또 쿠팡 물류센터는 작업 시작전 모두 휴대폰을 반납하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면 달리 연락할 방법도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A씨는 화재가 났을 당시 아무런 방송이나 설명이 없었던 점, 화재가 진압되었지만 작업 현장에는 아직 연기가 남아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작업자들을 현장에 다시 복귀 시킨 점, 작업자들에게 대한 최소한의 안전 조치도 하지 않은 점등을 들며 쿠팡 자체에 대한 선입견 마져 생길 것 같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러한 쿠팡의 너무나 안일한 안전 불감증에 대한 항의의 댓가로 A씨에게 돌아온 것은 쿠팡의 '재출근 불가'라는 문자 메세지였다고 합니다. 사과는 커녕 오히려 "면접없이 출근하다보니 현장에서 업무평가가 이뤄지는데 (현장으로부터) 재출근 불가통보를 받아 출근이 불가능하십니다. 좋지 않은 소식을 통보드려 죄송합니다.(*쿠팡 단기알바는 별도 면접없이 문자로 출근 통보)" 라는 일종의 블랙리스트 통보 문자를 받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리고 A씨의 문제 제기에 대한 논란이 쿠팡쪽에도 알려졌는지 다음날 뒤늦게 사과문자를 받았다고 합니다. 내용은 "안녕하세요. 어제 출근하셨던 쿠팡 S팀 실장입니다. 어제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서 무능하게 대처했던 해당직원들을 대신하여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추후 알바관련 문의를 다시 주시면 좋은 자리로 추천해드릴 것을 약속드립니다. 다시한번 정중하게 사과드립니다. 죄송합니다." 였습니다.



A씨는 "아니요~ 그런 위험하고 위험불감증인 직원들 밑에서 다시는 일 안하구요. 내일 쿠팡 본사 직원분이랑 전화 통화 하기로 했어요. 그 직원분 통해서 제 얘기할께요."라고 답변했다고 밝혔습니다.



A씨는 당시 연기가 빠지지 않은 현장에서 자신은 바로 나왔지만 쿠팡 직원의 지시로 어쩔 수 없이 연기를 마시며 작업을 계속한 작업자분들께 쿠팡측의 사과가 꼭 필요하다 생각한다면서 글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서두에 얘기한 제천 화재 참사도 비용절감만 생각한 건물 증축과 불에 약한 건축 자재 사용, 비상 상황시 대피할 비상구 및 통로 미확보, 화재 발생시 미흡한 초기 대응등 기본적인 화재 예방수칙등이 지켜지지 않으면서 큰 인명 피해를 입었는데요. 사라지지 않는 안전 불감증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반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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