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이슈

소신있는 멋진 어른 배우 '권해효'

킹스핸들 2018. 3. 12. 08:04

영화 <제이슨 본(Jason Bourne)> 시리즈로 유명한 헐리웃 배우 '맷 데이먼(Matt Damon)'은 환경과 정치에 대해 소신 발언을 하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사회적 약자 대변이나 정치적 사안에 대해 소신 발언을 하는 대한민국 배우중 한명으로 손꼽히는 사람이 바로 권해효 입니다.



지난해(2017년)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 여배우 문정희는 선배 권해효에게 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자신의 SNS(인스타그램)에 올렸는데요. 권해효는 후배 문정희에게 꽃다발과 함께 'FEMINISM, PERFECT DEMOCRACY (페미니즘(성평등)이 민주주의의 완성)'이 새겨진 세계 여성의 날 기념 티셔츠 사진을 첨부하였습니다.



또한 "오늘은 3.8 '세계 여성의 날', 109년 전, 찬바람 부는 뉴욕, 빵과 장미를 들고 여성의 권리를 외치며 거리에 섰던 그녀들을 기억하며 오늘 이 땅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모든 이를 응원합니다. 여성의 날... 축하한다 정희야~^^"라며 세계 여성의 날 축하 메세지를 보냈습니다.



문정희는 자신의 SNS에 권해효가 보내 준 카톡 캡쳐를 올리며 "#감동문자 #세계여성의날 #권해효오빠 #봄날, 이런 날로 축하받으니 마음이 뜨겁다"라고 뜻밖의 감동을 안겨준 선배 배우에게 감사의 인사를 남겼습니다.



배우 권해효의 페미니즘 지지(응원) 메세지가 SNS와 온라인을 통해 대중들에게 알려지면서 많은 화제가 되었고 그가 2003년 호주제 폐지를 촉구하는 국회앞 1인 시위를 한 것이나 2009년부터 한국 여성단체연합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사실까지 더욱 많은 대중들에게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이후 페미니즘·페미니스트나 여성 인권 관련 이슈가 발생할때면 자연스럽게 자주 언급이 되었습니다. 올해 세계 여성의 날에도 온라인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회자되었고 앞으로도 계속 회자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실 권해효가 데뷔 이전부터 이런 확고한 신념과 철학을 갖고 있었던 건 아니었다고 합니다. 배우 권해효(1965년 11월 6일 서울 출생. 안투라지 프로덕션 소속)는 한양대학교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연극 '사천의 착한 여자'라는 작품으로 데뷔하였는데요.



한양대 재학 당시,학생들의 사회 운동과 시위가 빈번했지만 권해효는 연기에 너무 빠져있어서 그런 사회적 현상과 분위기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후, 연극 무대를 거쳐 영화, 드라마등을 통해 대중적 인기를 얻으며 유명해지자 여기 저기 '한번만 와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평소 거절을 잘 하지 못하는 성격의 권해효는 노동자, 여성, 아이들, 노인등 주로 사회적 약자와 자주 만나게 되면서 서서히 가슴에 울림이 생겼고 그때부터 우리 사회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커지고 함께 동참하는 시간이 늘어났다고 합니다.



2014년 세월호 사건 당시 그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과연 어디까지 더 나빠질 수가 있을까?' 라는 자괴감이 밀려왔다고 합니다. 그는 조선학교를 지원해주는 단체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기도 한데요. (이것이 대체로 조총련의 지원을 받는다는 것 때문에 극우세력의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조선학교의 어린 학생들을 보면 '우리는(혹은 인간은) 원래 나누는 것을 좋아하고 경쟁보다 함께 하는 것의 가치를 소중히 지키는 존재였구나'라는 치유의 느낌을 받고 그런 것들이 자괴감이 느껴지는 힘든 일을 겪을 때마다 자신을 지켜주는 힘이 된다고 밝히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역시 바쁜 현대인임을 솔직히 밝히기도 하였습니다. 자신의 자가용(차량)에 세월호 희생자 추모 노랑 리본을 크게 붙이고 다녔지만 눈에 띌까 말까한 작은 리본으로 바꾸게 되었다고 합니다.



촬영에 늦을 것 같으면 자신도 모르게 난폭 운전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 때 문득 차량의 세월호 리본을 보면서 다른 운전자들이 이러한 상황을 본다면 뭐라고 생각할까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어떤 활동을 지지한다는 것이 주는 무게감과 긴장감을 다시 한번 느끼고 돌아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권해효는 1994년 한양대 연영과 후배인 배우 조윤희(1966년생)와 결혼하여 슬하에 아들 한명, 딸 한명을 두고 있습니다. 연예인 부부들중에는 이혼을 하여 주변의 안타까움을 사는 경우도 많은데 두 사람은 20년이 넘게 잉꼬 부부로 잘 살고 있습니다.



아내 조윤희 역시 연극계에서는 연기력과 열정으로 유명한데요. 탤런트 안내상과 함께 노인들을 위한 자선 공연 당시, 관객들의 참견(장면마다 관객들이 배우보다 더 크게 말을 함)에 지친 안내상이 무대위에서 웃기만 한 적이 있었는데 후배인 조윤희가 안내상에게 "나태해질거면 연기하지 마세요"라며 돌직구(쓴소리)를 던지기도 하였습니다. 


< 이창희 감독의 영화 '사라진 밤'의 권해효(오른쪽)>


권해효는 인기를 얻게되면서 흔히 말하는 돈이 되는 드라마나 영화등에 주로 출연하게 되었는데요. 그는 "저라고 왜 연극을 하고 싶지 않겠어요. 하지만 '맑은 영혼 뒤에 굶고 있는 처자식' 말이 자꾸 떠올랐죠" 라며 배우이기에 앞서 한 가정의 가장이라는 책임감이 앞서게 되었다고 밝히기도 하였습니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 '그 후'에 함께 출연한 조윤희와 권해효 부부>


권해효와 조윤희 두 사람은 홍상수 감독의 영화 <그 후(2017년)>에 부부로 출연하기도 하였습니다. 실제 부부가 영화에서도 부부로 출연한 것인데요. 조윤희는 20여년 만에 영화에 출연한 것이었고, 부부가 함께 칸 영화제에 초청받기까지 하여 너무나 행복한 작업이었다고 밝히기도 하였습니다.



권해효는 위안부 일인 시위, 세월호 참사 농성 지원, 안티 조선 운동등 여러 방면에서 적극적인 사회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는데요. 2015년에는 위안부 협상 국면에 "아베는 마지막 사죄의 기회 놓치지 말라"라는 1인 시위를 하기도 하였고, 이승만의 어두운 면을 낱낱이 밝힌 <백년전쟁 - 두 얼굴의 이승만>이라는 다큐멘터리에서 나레이션을 담당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활동 덕분(?)에 그는 이명박 정부시절 블랙리스트 명단에 포함되면서 한동안 정상적 방송 활동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습니다.



그는 "인간의 DNA 관성(본성)은 너무나 쉽게 (어둡고 그릇된) 과거로 회귀하기에 끊임없이 스스로 감시(성찰)가 필요한 것 같다. (나의 사회적 활동은) 내 삶의 건전성을 지키는데 너무나 큰 도움이 된다" 라고 말하기도 하였습니다.




배우나 가수등 유명 연예인의 경우, 소신 발언이나 사회적 활동은 자칫 반대편의 역공과 여론 역풍등 대중적 인기나 활동 영역이 좁아 질 수 있다는 부담감이 따르는 것도 사실인데요. 이러한 부담감을 떨치고 말대신 꾸준한 행동을 보여주고 있기에 배우 권해효에게 '멋진 어른'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유를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