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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오해를 받는 경우가 있는데요. 법적으로 오해가 풀리지 않으면 한 사람의 인생이 크게 어긋나버리기도 하는데 이럴 경우 흔히 '누명'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친오빠가 살인자라는 '누명'을 쓰며 억울한 옥살이를 하게 되자 오빠를 살리기 위해 중졸 학력으로 변호사가 된 여동생이 있습니다.



1980년 5월 21일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카타리나 레이츠 브로우(Katherina Reitz Brow)라는 여성이 자택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됩니다. 경찰은 여자친구와 함께 살고 있는 이웃집 남성인 케니 워터스(Kenny Waters)를 강력한 용의자로 검거합니다.


<누명을 쓰게 된 케니 워터스>


이웃 주민들은 케니 워터스를 용의자로 지목하였고 대부분의 증거역시 케니에게 불리하게 적용되면서 변호사들도 그가 이길 가능성은 없다고 하였습니다. 담당 경찰인 낸시 테일러(Nancy Taylor)는 수사끝에 그를 기소하였고 1982년 10월, 케니 워터스는 종신형을 선고받게 되었습니다.


<동생 베티 앤 워터스>


억울한 옥살이를 하게 된 케니 워터스는 무죄를 주장하며 감옥에서 자살까지 시도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의 말을 믿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오직 한 사람, 그의 친 여동생인 베티 앤 워터스(Betty Anne Waters)만이 그의 말을 믿고 있었습니다.


<법정에 선 케니 워터스>


베티 앤 워터스는 당시 남편과 자녀를 둔 평범한 가정 주부 였습니다. 오빠의 누명을 확신한 베티 는 중졸 학력을 뒤로 하고 자신이 직접 변호사가 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주위에서는 살인자를 옹호한다는 비난이 들끓었고 남편 마저 이혼을 통보하였습니다.


<오빠 케니 워터스와 동생 베티 앤 워터스>


감당하기 힘든 고난이 닥쳐왔지만 베티는 억울한 오빠를 반드시 살려야한다는 일념으로 공부를 지속하였습니다. 1999년 로스쿨을 거쳐 마침내 변호사가 된 베티는 오빠의 사건에 항소를 제기하였습니다.




그녀는 담당 경찰이었던 낸시 테일러가 사건 당시 상부로부터 사건 해결에 대한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었으며 무엇보다 승진에 대한 욕심이 컸다는 걸 알게되었습니다. 뿐만아니라 낸시는 용의자였던 케니의 이웃주민들을 매수하거나 협박하여 위증까지 하게 만들었습니다.



베티는 담당 경찰 낸시에 의해 모든 증언이 조작된 것이며 현장에서 발견된 칼에 묻어있던 DNA 역시 케니의 DNA와 불일치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베티의 변호에 따라 오빠 케니는 2009년 마침내 무죄를 선고받으며 18년만에 진실이 밝혀진 것이었습니다.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오빠의 억울한 누명을 풀어주기 위해 중졸 학력의 주부가 변호사가 되어 마침내 오빠의 결백을 세상에 알리게 된 것이었습니다. 오빠 케니는 다시 자유인이 되어 누명을 씌운 경찰 낸시 테일러와 경찰서로부터 엄청난 합의금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실제 베티 앤 워터스와 영화에서 베티역을 맡은 배우 힐러리 스웽크>


출세에 눈이 멀었던 낸시 테일러는 매사추세츠법에 따라 형사 소추를 면제받으며 법적인 처벌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오빠 케니 워터스는 자유를 얼마 누리지도 못하고 출소 6개월만에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케니의 억울한 혐의는 풀렸지만 진범은 끝내 잡히지 않았습니다. 오빠 케니 워터스와 여동생 베티 앤 워터스의 이야기는 미국내에서 큰  화제가 되면서 '컨빅션(Conviction, 2010)'이라는 영화로까지 제작되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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