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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성폭행의 가해자와 피해자는 이성(남성과 여성)인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동성사이에서도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남성의 경우에는 주로 군대에서 이런 성폭력 사태가 발생하여 종종 알려지는 경우가 있는데요.



<연애담(2016. 11. 17 개봉, 이상희 & 류선영 주연)> 이라는 영화로 작년 11월, 제38회 청룡영화상 신인 감독상을 수상한 이현주 여성 영화 감독(1981년 8월 4일 서울특별시 출생)이 동료이자 동기인 모 여성 영화 감독 A씨를 성폭행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2일 오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준유사강간 범죄자 영화감독 OOO을 고발합니다' 라는 게시물이 올라왔는데요. 작성자는 자신을 피해 여성 감독 A씨의 약혼자라고 밝힌 남성 이모씨였는데요.


<상기 이미지를 클릭하면 해당 게시물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씨는 "안녕하세요. 저는 이XX 라고 합니다. (중략) 사안이 중한만큼 실명을 밝힙니다. 너무나 중차대한 일이지만 그 누구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 곳에 글을 씁니다" 라며 자신의 실명을 밝히며 이야기를 시작하였습니다.


이씨의 주장에 따르면 자신의 약혼녀인 A씨(여성 영화 감독)가 2015년 성폭력을 입었으며 그 가해자는 바로 같은 영화학교 동기이자 여성 영화 감독인 OOO(이현주)라고 밝혔는데요. 2015년, 한국영화아카데미(KAFA)에 재학 중이던 피해여성 A씨는 이현주 감독을 포함한 동기들과 새벽까지 술자리를 갖았는데요.




이현주 감독과 피해 여성 A씨는 평소 언니·동생하던 친한 사이였는데요. 이날 A씨가 만취하여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상태가 되자 일행은 A씨를 인근 모텔에 눕히고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이현주 감독은 돌아가지 않고 인사 불성인 A씨의 신체 부위 일부를 만지고 유사성행위를 했다고 합니다.


다음날 잠에서 깬 피해자 A씨는 간밤에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알게 되었고 이현주 감독을 준유사강간(항거불능 상태의 피해자에게 손이나 도구를 삽입하는 행위) 혐의로 고소하였습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모두 여성이기에 죄명은 '강간'이 아닌 '준유사강간'이 되었는데 고소하기까지 과정도 무척 험난하였습니다.



동성간의 성폭행은 매우 드문 케이스로 대부분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며 고소를 만류하는 변호사도 있었고 여성사이에 벌어진 성폭력 사건에 대해 그 어떤 여성 단체도 자신들의 얘기를 귀담아 들어 주려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고소 사실이 알려지자 이현주 감독과 피해자 A씨가 함께 소속되어 있는 한국영화아카데미의 한 교수는 피해자 A씨에게 "가해자(이현주 감독)를 불러줄 테니 한 대 패고 끝내면 안 되겠냐" "술 마시고 그런 일이 있을수도 있지 않는냐" "기자들에게 알려지면 학교에 불명예다" "너랑은 말이 안 통하니 남자친구를 데려오라"고 말하면서 고소를 취하할 것을 강요했다고 합니다.



또한 재판 과정에서도 이 교수는 가해자인 이현주 감독측 증인으로 나와 "A씨의 영화에 동성애적 코드가 포함돼 있고 평소 아슬아슬한 성적 주제를 발칙하고 도발적으로 표현했다. 영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성적 욕망을 탐구했다"고 의견을 밝혔다고 합니다. 피해자 A씨는 공정한 입장을 기대했던 교수가 가해자인 이현주 감독측의 증인으로 나선 것에 대해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가해자 이현주 감독은 "A씨가 동성애자 성향이 있고 그녀의 남자친구는 위장관계이며 모텔에서 있었던 일은 서로 합의하에 한 것이다"라고 주장하였다고 합니다. 피해자 A씨와 남자친구 이모씨는 이미 결혼을 약속한 사이였는데 말이죠. 



이현주 감독은 1심 판결 직전, 변호사를 통해 사과와 함께 합의를 요청하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사과문이 너무나 겉핥기식으로 진정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 도저히 받을 수 없었기에 거부하였다고 합니다. 


'준유사강간' 고소건으로 재판이 시작되자 이현주 감독은 이런 저런 사유를 들어 재판을 수십차례 연기하였고 그 사이 2년이란 시간이 흐르면서 이현주 감독은 한국영화아카데미를 무사히 졸업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2년간의 법정 공방은 마침내 작년 12월 대법원에서 이현주 감독의 준유사강간 혐의를 인정, 이현주 감독에게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성폭력 교육 40시간 이수 명령을 최종 선고하며 유죄 판결이 확정 되었다고 합니다.


약혼자 이모씨는 이성간의 강간미수 사건의 경우 보통 1년 이상의 실형이 선고되는 것에 비해, 자신들에 대한 판결은 가해자의 구체적인 피해구제 노력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동성간(여성간)에 벌어졌다는 점 하나만으로 너무 가벼운 처벌로 연결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을 토로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모씨는 이런 아쉬움보다 가해자인 이현주 감독의 자세가 더욱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하였는데요. 이현주 감독은 2년동안 재판을 끌면서 졸업작품으로 영화 <연애담>을 탄생시켰습니다.

이 영화로 이현주 감독은 2017년 10월 부일영화상, 11월 제38회 청룡영화상, 12월 제7회 여성영화인상에서 각각 신인감독상과 감독상을 수상하였는데요.


이 시기역시 이미 2심까지 유죄가 선고된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이현주 감독은 충무로의 떠오르는 신예 여성 감독으로 각종 영화제에서 화려한 수상을 하며 활발하게 대외적인 공식활동을 하였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모씨는 가해자로서 반성의 기미보다는 당당하게 활동하는 이현주 감독의 뻔뻔함에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글을 올렸다고 밝히면서 약혼자이자 피해자인 여성 감독 A씨의 페이스북 #Me Too (미투) 캠페인에 동참한 글도 함께 첨부 하였습니다.


이모씨는 "XX(온라인 커뮤니티)을 모니터링하시는 기자님이 있으시면 간곡하게 연락을 기다립니다. 관련된 모든 자료를 보내드리겠습니다. 뻔뻔하게 활보하고 있는 가해자를 보는 것이 너무나 괴롭습니다."



"유죄판결이 나면 모든 것이 끝날 줄 알았는데 아직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피해 당사자뿐 아니라 저 역시 피폐해질대로 피폐해졌습니다. 이제는 그 끝을 보고 싶습니다. 제 연락처는 010-XXXX-XXXX 입니다"라며 자신의 연락처를 남기기까지 하였습니다.




한편, '준유사강간' 혐의로 대법원에서 최종 유죄 판결을 받은 이현주 감독은 <바캉스(2014)> <연애담(2017)>등 지금까지 총 4편의 영화를 연출하였는데 공교롭게도 모두 퀴어(레즈비언) 영화 였습니다. 이현주 감독에게 다수의 상을 안긴 <연애담>은 한국영화아카데미 장편연구과정 8기 졸업작품으로 이현주 감독의 첫번째 장편 영화로 윤주(이상희)와 지수(류선영)라는 두 여성의 사랑을 다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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