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은 수많은 명장면을 연출하며 전 세계인들에게 환희와 감동을 안기며 성공적으로 치루어졌습니다. 시기적으로 가장 가까운 차기 올림픽은 2020년 도쿄(동경) 하계 올림픽인데요. 도쿄 올림픽에서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을 제공 예정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며 벌써부터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2011년 3월 11일 일본 도호쿠 지방(동일본)에서 대지진과 쓰나미가 발생, 후쿠시마(福島 Fukushima) 제 1원자력 발전소의 건물 4개가 폭발하는 원자력 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해당 사고로 다수의 원자로가 동시에 녹아내리고 해당 지역과 태평양 일대는 방사능에 오염되면서 원자력 사고 최고 레벨인 7등급 사고로 선언되었습니다.



1986년 4월 26일 발생한 소련(현 러시아) 체르노빌의 원전 폭발 사고 이후 인류 역사상 2번째 7등급 레벨을 기록한 최악의 방사능 유출 사건이 된 것입니다. 이로 인해 해당 지역에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하였으며 후쿠시마 원산지 농수산물로 인한 체내피폭 역시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에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의 안전성을 홍보(?)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 왔고 2020 도쿄 하계 올림픽 주제중의 하나를 '부흥 올림픽'으로 정하였습니다. 2011년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의 피해를 본 지역에 '올림픽 스포츠의 힘'으로 희망을 전한다는 포부인 것입니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2020 도쿄 올림픽 기간 동안 선수촌등에 동일본 대지진 피해 지역의 식재료를 활용한 메뉴를 제공한다는 음식 제공 기본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IOC(국제올림픽위원회)와의 만찬 당시 이미 동일본 대지진 피해지역인 이와테현, 미야기현, 후쿠시마현의 특산품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이후 일본내에서는 해당 지역에 관한 다양한 루머(혹은 은폐된 사실)와 함께 특히 후쿠시마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의 안정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에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농수산물의 안정성을 강조하기 위해 '먹어서 응원하자'라는 캠페인(운동)까지 

진행하였습니다.



2011년 5월 한중일 정상회담 당시에는 후쿠시마산 오이가 사전 협의 없이 제공되어 이명박 당시 대통령, 원자바오 당시 중국 총리, 간 나오토 당시 일본 총리가 시식을 하며 생각지 못한 홍보에 동원 되기도 하였습니다.



'먹어서 응원하자' 캠페인은 일본 정부 주도의 프로젝트이기에 현 아베 신조 총리도 참여하였는데요. 관저에서 동일본 지역의 과일을 자신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였으며 "나는 매일 관저에서 후쿠시마산 쌀을 먹고 있고 맛도 보장할 수 있다. 안전하고(?) 맛있는(?) 후쿠시마산 농산물을 풍문(??)에 현혹되지 말고 소비자 여러분이 직접 먹어보길 바란다"라고 말하기도 하였습니다.



정치인뿐 아니라 언론 종사자, 유명 연예인들도 '먹어서 응원하자' 캠페인에 동원되었습니다. TV 아나운서들도 후쿠시마산 농산물을 먹으며 응원을 하였는데 그중에 일본의 국민MC라 불리우는 오츠카 노리카즈(大塚範一. 1948년생)는 얼마 뒤 급성 림프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방송에서 하차하며 피폭에 의한 발병이 아니냐는 강한 의혹이 제기되었습니다. 발병이후 출연한 방송에서는 모자를 쓰고(탈모 추정) 상당히 부은 얼굴의 모습을 하여 충격을 주기도 하였습니다.



캠페인에 참가했던 유명 가수 그룹 토키오(TOKIO)의 멤버인 야마구치 타츠야(山口達也. 1972년생) 역시 세슘 137의 20.5Bq/kg의 방사능 내부피폭 판정을 받았습니다. 해당 수치가 세슘 137의 70Bq/kg(주의 수준)~200Bq/kg(위험수준) 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충격을 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참고로 당시 일본 유명 낚시 칼럼리스트인 아베 히로토(阿部洋人. 당시 24세) 역시 할아버지의 고향인 후쿠시마를 응원하고 싶다며 원전 주변 지역에서 직접 낚시를 하다 급성 림프성 백혈병으로 사망했다는 소식도 들렸는데요. 



이는 그가 당시 젊은 나이에 요절(사망)한 사실에 루머를 합성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는 후쿠시마에 살지도 않았으며 찾아가서 낚시를 한 적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낚시 잡지는 이것에 대해 직접 해명 글을 올리기도 하였습니다.



도쿄 올림픽에서 사용되는 후쿠시마산은 식재료뿐 아니라 건축 자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2020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선수촌 건설에 사용할 일본산 목재를 각 지방에서 공모, 후쿠시마산 목재도 이 공모를 통해 선정되면서 사용될 예정입니다.



도쿄 올림픽 출전 대한민국 국가 대표 선수단중에서 가장 우려가 되는 팀은 올림픽 야구팀이 될 것 같습니다. 야구는 2008년 중국 베이징 올림픽 이후 12년만에 다시 부활하는데 야구 경기가 개최되는 곳이 바로 방사능 누출 사고가 있었던 근원지인 후쿠시마현이기 때문입니다.



도쿄 올림픽 야구및 소프트볼 경기는 요코하마 스타디움과 후쿠시마 아즈마 구장에서 열릴 예정인데요. 후쿠시마 '아즈마(あずま) 야구장'은 원전사고가 난 후쿠시마 제 1원전으로부터 차로 약 2시간 소요되는 후쿠시마 현 내 후쿠시마 시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듯 일본 정부는 2020 도쿄 올림픽을 도호쿠(東北) 대지진(특히 가장 큰 피해지역인 후쿠시마) 피해 지역 부흥 기회로 삼으려 하고 있지만 방사능에 대한 걱정과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에 대한 안정성이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기에 불안감은 더욱 커져만 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우려의 목소리를 의식했는지 일본 도쿄전력(TEPCO)은 원자력 발전소(원전) 견학 인원을 2020년까지 2만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후쿠시마에 대한 불안한 시선과 부정적 이미지를 해소하려 하고 있는데요.



최근 국내 언론 보도에 의하면 후쿠시마 원전 부근 마을의 방사능 수치가 일반 지역에 비해 약 1600배정도 높은 것으로 보도되며 여전히 그 위험성은 계속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 제거 작업은 앞으로도 계속 될 예정이고 방사능이 인체에 미칠 영향 역시 당장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지 그렇다고 해서 안정성이 증명된 것은 아닙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1차적 책임은 '도쿄전력'에 있는데요. 사고 당시의 핵심 책임자인 도쿄전력 임원들(회장, 사장, 부사장, 상무, 이사, 감사)은 모두 현재 가족과 함께 해외에 거주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책임회피를 위한 도피라는 얘기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원전의 위력(?)과 방사능 유출의 심각성을 가장 잘 아는 전문가 집단이라는 점에서 많은 것을 시사한다는 목소리가 큰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2020 도쿄 하계 올림픽 기간동안 후쿠시마산 건축 재료 적용과 농수산물을 사용한 식단, 그리고 후쿠시마 경기장 사용등은 자칫 피해 지역의 안전을 증명하기 위한 위험천만한 도박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