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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MeToo #WithYou, 위드유, 나도 당했다, 나도 피해자) 운동의 확산으로 대한민국 사회 곳곳에서 자행됐던 성폭력(성희롱·성추행·성폭행)이 연이어 폭로되면서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미투 운동의 거센 물결속에서 휩쓸리지 않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으로 '펜스룰(Pence Rule)'이 주목을 받으며 이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펜스룰(Pence Rul)'은 얼핏 들으면 벽·울타리를 뜻하는 영어 '펜스(Fence)'에서 유래한 것으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성폭력 예방을 위해 애초에 논란이 될 수 있는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도록 사전에 '철벽(Fence)'을 치자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인데요.



펜스룰(Pence Rule)은 미국 부통령 마이크 펜스(Mike Pence)가 언급하며 대중에게 알려진 것입니다. 2001년 당시 미국 연방 하원 의원이었던 마이크 펜스(Mike Pence)가 <더 힐즈(The Hills)>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결혼 생활에 대한 규칙을 얘기 했는데요.


<마이크 펜스(Mike Pence) 미국 부통령>


마이크 펜스(Mike Pence)와 아내 카렌 펜스(Karen Pence)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실제로 두 사람은 교회에서 만나 결혼에 골인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인터뷰에서 마이크 펜스는 "아내가 없는 자리에서 다른 여성들과 함께 술자리를 갖지 않는 것"을 중요한 규칙중의 한가지로 꼽으면서 일반인에게까지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카렌 펜스(Karen Pence; 왼쪽)와 마이크 펜스(Mike Pence; 오른쪽) 부부>


마이크 펜스의 결혼 규칙중 하나인 펜스 룰(Pence Rule)은 사실 미국의 복음주의 개신교 목사인 빌리 그레이엄(Billy Graham)이 1948년 한 집회에서 최초로 제안한 것입니다. 빌리 목사는 개신교 남성들이 다른 여성과 단둘이 함께 있을 때 성적인 유혹에 취약해지므로 아예 처음부터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선제적 회피를 제안하였습니다. 



실제로 많은 언론에서 빌리 목사의 사생활을 파헤졌지만 특별한 성적 스캔들을 발견하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이렇듯 '빌리 그레이엄 룰' 은 사실 개신교 남성들이 여성의 유혹에 빠지지 않기 위한 종교적이며 자기수양적인 규칙이었습니다.



반면에 팬스 룰(Pence Rule)은 무고한 사람도 성폭력 가해자로 몰릴 수 있다는 불안감에서 출발한 일종의 자기방어적 성격으로 보다 현대적인 의미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미투·위드유 운동은 그동안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숨죽여 지내야했던 상황을 반전시키자는 각성의 운동으로 진행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때때로 사실이 아닌 허위·주작(조작)성 폭로로 무고한 사람을 가해자로 둔갑시키는 경우도 발생, 미투운동의 본질을 훼손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하였습니다. 무고한 가해자, 억울한 성폭력범이 되지 않도록 아예 그런 여지와 가능성을 주지 말자는 소리가 나오면서 펜스 룰이 대안으로 떠오른 것입니다.



펜스 룰에 대해 미투 운동의 억울한 가해자가 되지 않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자 대안이라는 주장이 있는 반면, 자칫하면 미투 운동의 본질을 왜곡시키고 또다시 남성과 여성간의 성별(편) 가르기식 대결 구도를 조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있습니다.



특히 여전히 남성 중심적 권력 구조 사회인 대한민국에서 펜스 룰은 오히려 여성의 사회 참여를 배제시키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반응도 있습니다. 오히려 사회속에서 여성들의 유리천장(Glass Ceiling ; 충분한 능력을 갖춘 사람이 직장 내 성차별이나 인종 차별등의 이유로 고위직에 오르지 못하는 상황을 일컫는 경제학 용어)을 더 가속화 시키는 것이 아니냐며 반론을 제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반론에 대해 펜스 룰 찬성론자들은 미투 운동을 방해하거나 사전 차단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미투 운동을 적극 지지하면서 펜스룰을 지키려 하는 것이라며 단순한 펜스 룰이 아닌 미투 펜스 룰(Me Too Pence Rule 또는 MePence Rule 미펜스 룰)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편, 펜스룰은 남자들이 사소한 오해(?)로 성폭력범 취급을 받기 싫다는 의미도 일부분 포함되어 있다면서 남성들의 사소한 오해(?)가 여성들에게는 성추행이나 성희롱이 될 수도 있다는 인식의 부족을 반영한다는 반응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수평적 조직이든 수직적 조직이든 조직내의 모든 동료를 남녀로 구분하지 않고 모두 다 존엄성을 가진 인간으로 인식하고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와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그것이 곧 미투 운동과 펜스룰 모두가 지향해야 할 방향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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