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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 17일 서울시 신도림동의 초고층 건물 공사현장, 화재가 발생하면서 순식간에 현장은 검은 연기로 뒤덮였고 건설 노동자들은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옥상으로 대피하였습니다. 그 때 불길이 치솟는 아비규환 현장에서 무려 11명을 구조하였지만 정체를 밝히지 못하고 숨어야만 했던 4명의 의인들이 있습니다.



불이 나자 현장은 순식간에 검은 연기와 유독 가스로 가득차게 되면서 한치앞도 볼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남들은 옥상으로 생존을 위한 대피를 하는 상황속에서 이들은 29층부터 시작해서 23층까지 거꾸로 내려가 살려달라고 외치는 11명의 인부들을 구했습니다.



4명중 한명은 전직 유도 선수 출신이며 한명은 전직 소방관 출신이었습니다. 전직 유도 선수가 부상자를 일으켜 옮기면 전직 소방관이 응급처치를 하면서 자칫 불길속에서 생명을 잃을뻔한 사람들을 구한 것이었습니다.



이들의 도움으로 옥상으로 대피한 11명은 모두 헬기로 구조되어 생명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11명 모두 이들 4명이 자신들을 구했다고 한 목소리를 내었지만 무슨일인지 이들 4명은 화재진압후 모두 자취를 감추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자신들이 구출한 현장 노동자와 악수하는 4명의 의인들>


4명 역시 구조 작업중 유독 가스를 들이마셔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병원 치료를 포기하고 허름한 숙소로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불길속 영웅의 이름은 바트델거르(바트델게르), 바타(파타), 삼부, 곰보수레(곰보수렌) 입니다. 




이름이 낯설기만 한데요. 이들은 몽골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 그것도 외국인 불법체류자 였습니다. 구조된 사람들이 후송된 병원에는 경찰도 있었기에 이들은 강제출국등의 문제가 생길까 두려워 병원에 가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4명의 의인들. 왼쪽부터 바트델거르(바트델게르), 바타(파타), 삼부, 곰보수레(곰보수렌)> 


가족들을 위해 어려운 과정을 거쳐 낯선 한국땅을 밟았기에 빈손으로 고국에 강제로 돌아갈 수는 없었습니다. 며칠 후 삼부는 바타(파타)로 부터 이제 더 이상 도망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연락을 받게 됩니다.



이들의 영웅적인 구조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법무부가 대한민국에 공헌한 공로가 인정된다고 판단, 1년 만기 특별체류 허가를 내준 것이었습니다. 바트델게르(바트델거르)는 당시 상황에 대해 "소방관 재직 경력이 있어서 화재현장에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다"라고 밝혔습니다.



파타(바타)는 "사람 살려달라는 소리가 들리는데 마음이 아파서 빨리 구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나에게 한국은 제2의 고향입니다. 고향 사람들을 구한 것뿐인데 뭐가 그리 대단합니까? 라고 겸손해 했습니다.




이들의 헌신은 고국인 몽골에도 알려지게 되는데요. 한 몽골 기자는 "그들은 영웅입니다. 열한명의 한국인을 구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닙니다. 그들은 동시에 심각한 어려움에 처해 있는 수많은 불법체류자 몽골인 노동자 모두를 구해낸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몽골의 진정한 영웅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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