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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쇼트트랙의 간판이었던 안현수(빅토르 안. 1985년 11월 23일 출생) 선수는 2011년 러시아로 귀화하였습니다. 당시 한국빙상경기연맹 파벌싸움의 희생양이라는 소리도 있었지만 안현수 선수가 직접 인터뷰에서 "제가 정말 좋아하는 운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했다"라고 밝히기도 하였는데요.



안현수(빅토르 안)와는 반대로 러시아에서 대한민국으로 귀화, 국가대표 태극 마크를 단 선수가 있습니다. 바로 바이애슬론 종목의 티모페이 랍신(1988년 2월 3일 러시아 출생. Timofey Lapshin)으로 2017년 2월 러시아에서 대한민국으로 귀화한 선수입니다.



티모페이 랍신은 2008년부터 2016년까지 러시아 바이애슬론 국가대표로 각종 국제대회에서 금메달도 6개나 획득한 실력이 검증된 선수였는데요. 2016년도에 러시아내에 파벌 싸움으로 인해 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파벌싸움은 대한민국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문제거리 인 것 같습니다.)



당시 상황에 대해 랍신 선수는 "(러시아) 대표팀이 나를 데려갈 것처럼 말하다가 (갑자기) 마지막에 팀에 들어갈 기회가 없을 거라고 말했다. 이해하기 힘든 이유로 러시아 대표팀에서 자신을 훈련에 데려가지 않은 것이다." 라고 밝혔습니다.



실력이 아닌 다른 이유로 러시아 국가 대표로 뛸 수 있는 기회가 사라져버린 티모페이 랍신은 처음에 우크라이나로 귀화를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랍신을 눈여겨 본 대한민국 바이애슬로연맹은 그를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태극마크를 달게 된 것입니다.



귀화이후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월드컵에 3경기 출전후 휴식기간에 무릎 전방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부상을 당했습니다. 당시 박철성 바이애슬론 국가대표 감독은 이틀간 병원에서 랍신 선수의 곁을 지키며 간병을 해주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바이애슬론 국가대표팀 내에는 랍신 선수를 위한 별도의 러시아어 통역관이 없었기에 몸 상태 상태와 재활방법등에 대해 제대로 된 소통을 하기 어려웠다고 합니다. SBS <푸른 태극전사 외전> 촬영 당시 국가대표 감독과 진천선수촌 물리치료사등과도 언어 장벽으로 인한 시행착오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랍신 선수는 수술을 했던 외부 병원에 방문할 당시 의사에게 물어볼 질문을 메모지에 러시아어로 잔뜩 적어 준비하기도 하였습니다. SBS 취재진의 통역관이 동행했기에 그동안 궁금했지만 알기 어려웠던 것들을 묻기 위해서였던 것입니다.



티모페이 랍신은 방송국 통역관의 도움으로 그동안 답답했던 것들이 풀리면서 진료후에 환하게 웃기도 하였는데요. 진료후 치료비는 추후 보험 처리는 하지만 병원 현장에서는 우선 박철성 감독이 자신의 사비로 계산하는 모습이 방송되기도 하였습니다.



랍신 선수는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바이애슬론 대한민국 국가 대표로 출전, 남자 개인 20km 에서 20위, 남자 스프린트 10km 에서 16위, 남자 추적 12.5km 에서 22위, 남자 단체출발(매스 스타트) 15km 에서 25위를 기록하였습니다.



랍신 선수는 사격에서는 훌륭한 솜씨를 보여주었지만 무릎 부상의 여파로 스키 주행에서는 힘이 떨어지며 아쉬운 성적을 기록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스프린트 10km 에서 16위를 기록, 역대 한국 대표 선수중에서 최고 성적을 기록하며 첫 대한민국 국가대표 올림픽을 마쳤습니다.



티모페이 랍신은 바이애슬론 마지막 경기인 단체 출발 15km를 마친 후 인터뷰에서 "저를 계기로 한국에서도 바이애슬론에 많은 관심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올림픽(2022년 중국 베이징(북경)) 에선 더 좋은 성적을 거둘 것입니다. 다음 올림픽도 한국 국적으로 뛸 것입니다" 라며 한국 선수로서 투지와 애정을 보여 주었습니다.




네티즌들은 우리나라를 위해 귀화까지 한 선수인데 통역이 없어 치료도 제대로 못받는 현실이 너무 답답하다며 러시아에서 당한 배신감을 대한민국에서도 느끼지 않도록 제대로 된 후원이 되길 바란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랍신이외에도 대한민국으로 귀화한 푸른눈의 선수들은 많이 있는데요. 아마 올림픽 중계를 통해 가장 많이 알려진건 피겨스케이팅에서 민유라와 호흡을 맞춘 알렉산더 겜린(Alexander Gamelin. 1993년 2월 22일 미국 출생) 선수가 아닐까 싶은데요.



겜린은 파트너였던 여동생이 은퇴하면서 어릴적 같은 코치밑에서 스케이를 배웠던 민유라와 한팀이 되어 훈련을 하게 되었습니다. 올림픽 출전을 위해서는 두 선수의 국적이 동일해야 하기에 대한민국 선수가 된 것입니다. 현재는 한국 시민권을 신청한 상태로 미국과 한국의 이중국적을 갖고 있습니다.



윤성빈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한 썰매종목 '스켈레톤'과 정반대 자세인 누워서 타는 '루지' 종목의 아일린(에일린) 프리쉐(Frisch Aileen Christina, 1992년 8월 25일 독일 출생) 선수는 2016년 12월 한국으로 귀화하였습니다.



독일 루지 주니어 국가대표였던 에일린 프리쉐는 루지 최강국인 독일내에서 치열한 경쟁에 지쳐 2015년에 은퇴를 선언하였습니다. 대한루지경기연맹은 프리쉐 선수에게 러브콜을 보냈고 한국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던 프리쉐 선수는 처음엔 거절했지만 루지에 대한 열망때문에 귀화를 결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에일린(아일린) 프리쉐 선수는 루지 싱글(개인전)에서 8위, 팀 계주(단체)에서는 9위를 차지 하였습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중에서 가장 많은 귀화 선수로 구성된 팀은 바로 남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 입니다. 아이스하키팀은 국가간 실력차가 워낙 커서 국제아이스하키연맹은 이러한 국가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 아이스하키 선수의 귀화를 장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브락 라던스키(Brock Radunske. 1983년 4월 5일 캐나다 출생. 공격수), 마이클 스위프트(Michael Swift. 1987년 3월 26일 캐나다 출생. 공격수), 마이크 테스트위드(Michael "Mike" W. Testwuide. 1987년 2월 5일 미국 출생. 공격수. 한국명 '강태산'), 브라이언 영(Bryan Young. 1986년 8월 6일 캐나다 출생. 수비수), 에릭 리건(Eric Regan. 1988년 5월 20일. 캐나다 출생. 수비수), 맷 달튼(Matt Dalton. 1986년 7월 4일 캐나다 출생. 골리(Goalie=골키퍼 Goalkeeper의 약자). 한국명 '한라성') 등이 있습니다.



수문장(골리, 골키퍼)인 맷 달튼 선수의 경우, 거액의 연봉 제안을 포기하고 대한민국으로 귀화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올림픽에 출전한다는 건 특별한 기회다. 제게 그런 제안을 해줘서 감사했다. 한 나라를 대표해서 뛴다는 건 정말 영광스런 일이다. 아이들에게도 이것을 이야기 해주면 굉장히 특별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라고 귀화 선택의 배경을 밝히기도 하였습니다.



대한민국 아이스하키팀은 비록 4전 전패(vs 체코 1:2, vs스위스 0:8, vs캐나다 0:4, vs핀란드 2:5)를 기록하였지만 대표팀 백지선 감독은 "올림피언이 됐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것이다. 선수들에게 10점 만점에 10점을 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국가별 수준차이가 큰 상황에서 강호들을 긴장시키며 최선을 다하며 자신감을 키우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고 합니다.




외국인 선수의 대한민국 귀화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인데요. 단지 올림픽등에서 금메달 획득이나 우수한 성적등을 거두기 위한 이벤트성 기획이 아닌 그들이 대한민국 국가대표로서 꾸준히 제대로 활동할 수 있도록 뒷받침을 하여 귀화에 대해 후회가 아닌 자부심을 갖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은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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